주요콘텐츠로 건너뛰기

logo

산후풍은 냉증이다병을 다스리고,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김달래한의원입니다.

산후풍은 우리나라 여성들이 호소하는 특이한 냉증질환인데, 대부분의 산후풍 환자들은 출산 후 산후조리를 잘못해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산모들은 출산의 고통이나 출혈·수술 등으로 인해 몸의 기혈이 매우 쇠약해지고, 이런 상태는 시간을 두고 서서히 회복되게 된다. 이 기간을 보통 산욕기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산후 6주 정도를 말하며, 이 시기에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면 산후풍이 나타날 수 있게 된다. 특히 제왕절개 수술을 하거나 분만할 때 출혈이 심하였을 경우, 평소에 산모의 몸이 허약한 경우, 임신 중 입덧이 심하여 영양장애가 있었거나 임신 중 문제가 많았던 경우 등에 산후풍이 더 잘 나타난다. 산후풍(産後風)은 한자표기 그대로 산후에 관절이나 근육에서 바람이 나온다는 의미로, 산후에 찬바람을 맞거나 찬물에 손을 담그거나 찬물에 몸을 씻었을 때, 충분한 수면을 이루지 못하고 애기를 너무 많이 안거나 힘든 일을 했을 때 산후풍이 나타나게 된다. 분만 후에는 자궁이나 골반 주위 근육의 상태가 매우 허약하고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이 상태에서 외부의 찬 기운이 들어오면 곧장 아랫배 쪽으로 냉기가 들어가게 되는데, 이것이 병적인 증세를 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자궁의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어혈을 만들어 생식기능이나 비뇨기 계통의 기능을 떨어뜨리며, 하체로 가는 혈액순환에 장애를 일으켜 무릎이 시리거나 관절염이 생기기도 한다. 산후풍의 증세는 허리나 무릎·발목·손목 등 관절에 통증이 나타나거나 동시에 여러 관절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몸의 일부가 특별히 시리거나 전체적으로 으슬으슬 춥기도 하다. 또한 팔·다리가 저리거나 어깨나 뒷목이 아프기도 하고, 별다른 이유 없이 땀이 흐르면서 몸이 무기력해지며,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식욕이 크게 저하되는 증세도 나타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산후풍 환자들은 견디기 힘들 정도의 증상을 호소하는데도 불구하고 근육이나 관절의 이상소견이 검사 상으로 발견되지 않아서 가족들이 꾀병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여성에게 있어 가장 큰 부담이 바로 임신과 출산이다. 새로운 생명체를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어느 누구나 10달 동안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끈질긴 인내를 체험해야만 한다. 10Kg이 넘도록 늘어난 몸무게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신체적 정신적 변화가 나타나며 이러한 변화는 분만 후에도 상당기간 지속된다. 분만 후의 몸 상태는 모든 면에서 허약한 상태가 되고 그에 합당한 보호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그런데 교육수준이 높고 지식이 발달된 요즈음의 여성 중에도 산후의 몸조리를 소홀히 하여 산후풍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분만 후 2달까지는 무리한 운동이나 일을 삼가야 한다. 계절이 여름이라고 할지라도 차가운 물이나 바람에 신체의 일부분이 노출되면 나중에 그 부분이 시리고 아프거나 감각이 이상하고 바람이 나오는 것과 같은 느낌이 올 수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 병원에서 출산하는 관계로 당일에 샤워하는 경우도 있고 제왕절개를 통해서 출산한 뒤에는 며칠 지나지 않아 성생활을 하는데 이것은 매우 나쁘다. 비록 현대 여성들은 옛날보다 영양섭취는 풍부하지만 운동량이 부족해서 인내력이 떨어진다. 어른들이 시키면 오히려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치를 따져보면 꼭 엉터리뿐이라고 할 수도 없다. 며칠 전 진료실에 날씬한 몸매를 잘 유지하고 있는 30대 초반의 아주머니가 아들 둘을 데리고 왔다. 어깨부터 팔목 허리 무릎 발목 등 모든 관절에서 바람이 나고 시리고 아파서 엉엉 울었던 적도 많았다고 했다. 진찰 받기 위해 앉아 있는 얼마 안 되는 시간에도 두 개구쟁이는 이리저리로 뛰어 다니며 소리를 지르는데 보통은 넘어보였다. 몇 마디 야단을 쳤으나 들은 체도 하지 않는 애들을 보면서 “많이 힘드시겠어요. 엄마도 성격이 급해 산후 몸조리를 소홀하게 했지요?”라고 물었더니 “다른 친구들도 다 그 정도 밖에 안했대요. 그런데도 왜 나만 이렇게 아프지요?”라면서 짜증을 냈다. 오랫동안 여러 곳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원하는 정도로 낫지 않아 괴로운 모양이었다. 체질적으로 뼈가 약한 사람이 있다. 소양인 체질을 타고난 여성 중에 평소에 생리가 불규칙하고 생리통이 자주 나타나는 사람, 소변을 매우 빈번하게 보고 코피를 자주 흘리는 사람, 귀가 잘 울거나 청력이 약하고 허리가 잘 아프고 치아가 약한 사람은 뼈나 관절이 약하다고 볼 수가 있다. 골격이 크고 굵은 사람은 여러 번 유산을 하고 애기를 여럿 낳아도 이런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성격이 급하고 걸음이 빠르고 허리가 가는 사람 중에서 분만 후에 몸을 함부로 굴리면 나중에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여러 가지 검사 상으로는 정상처럼 보이지만 실제 자신이 겪고 있는 괴로움은 매우 크다. 이 런 경우에는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는데서 희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몸 상태와 체질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산후풍이 나타났을 때는 하루라도 빨리 치료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체질에 맞게 섭생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현재 가지고 있는 병증에 따라 적절한 처방을 투여한다면 3~4개월 후에는 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호전될 수 있다. 또 산후풍 환자 중에는 과도한 발한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전통적으로 민간에서 자주 사용해온 황기를 넣은 닭백숙은 외려 몸 상태를 악화시킬 수도 있으므로 권하지 않는다. 반드시 한의사의 진단을 받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 산후풍이라는 질환이 그렇게 간단하게 낫지는 않기 때문이다.